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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美 ‘중국 고립’ 동참 압박…韓 ‘줄타기’ 고심 /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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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美 ‘중국 고립’ 동참 압박…韓 ‘줄타기’ 고심 /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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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앞으로 대중국 정책을 담은 16페이지 분량의 '대중국 전략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핵심은 "중국에 대한 경제 개혁과 정치적 개방에 대한 기대는 실패로 끝났다"는 겁니다. 미국은 이제는 중국에 대해 경쟁적 접근(competitive approach)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강경한 목소리를 넘어, 실력 행사도 예고했습니다. 보고서는 중국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역내 동맹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서 "이번 보고서는 사실상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해 신(新)냉전을 선포한 성격이 짙다"고 평가했습니다.

갈등이 불붙고 있는 미국과 중국, 한국은 또다시 그 가운데 서 있습니다.


■ '반(反)중국 경제동맹' 참여 압박이 첫 번째 시험대

미국은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 공급망에서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한 '경제 동맹'을 모으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오에 한국을 넣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은 현지시각 20일 전화 브리핑에서 "지난해 말 서울에서 열린 고위급 경제 대화에서 미국, 한국 등 국가들의 단합을 위해 경제번영네트워크(EPN :Economic Prosperity Network)에 함께하는 것에 대해 두 번 이야기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제번영네트워크(EPN)는 미국이 구상 중인 사실상의 반(反)중국 경제동맹입니다. 반도체를 포함해 세계 경제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고,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합체를 만들자는 개념입니다. 미국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호주·일본·뉴질랜드·베트남 등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화웨이 보이콧' 압박도 다시 거세져

여러 가지 경제 공급망 중에 미국이 특히 중국을 배제하려 하는 분야는 반도체와 전자기기입니다. 그 중심에는 중국 기업 화웨이가 있습니다.

미국의 논리는 중국의 제품이 보안에 취약하다는데서 시작합니다. 만약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면, 중국이 정보를 탈취하거나 인권 침해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정보 보안이 중요한 외교시설부터 '클린패스'를 시작해야 하고, 여기에 한국도 동참하라는 게 미국의 요구입니다.

미국이 한국에 '화웨이 보이콧'을 요구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 미·중 무역 갈등이 불거졌을 때 미국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등이 전면에 나서 '화웨이 보이콧'에 한국이 참여할 것을 압박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한 한국은 5G 가입자의 30%를 보유한 LG 유플러스가 화웨이의 5G 장비를 일부 사용 중입니다. 이 밖에도 100여 곳의 한국 기업이 화웨이와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 당혹스러운 한국…'줄타기' 전략 고심

우리 외교부는 일단 '화웨이 보이콧'과 관련해선 개별 기업의 의사 결정에 개입하기 어렵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경제번영네트워크(EPN) 참여와 관련해선, 아직 미국도 구상하고 있을 뿐이고, 우리 정부에 구체적으로 동참 요청을 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청와대 역시 "경제번영네트워크 구상은 검토 단계로 알고 있고, 표현은 그렇게 했지만, 세계 경제 분야에서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는 정도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공식 요청을 받았는지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인도 태평양 전략' 참여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는 비슷한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사실상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정부 입장에선 한미 동맹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도 매우 중요하게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이 '한한령'을 발령하는 등 경제 보복을 해서 큰 피해를 보았던 것이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1월에 미국 대선이 있어서 정권이 바뀔 수 있다는 점, 올해 안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이 예정돼 있다는 점 등 다양한 변수도 함께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선택의 순간 위한 중장기 전략도 모색해야"

미·중 갈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계속돼왔지만, 코로나19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갈등이 더 심각한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 외교부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외교부는 지난해 6월 미중 갈등 상황에서 중장기 전략 등을 모색할 '외교전략지원 조정반'을 구성하고 정기적으로 전문가들과 회의를 했습니다. 외교부뿐 아니라 산업부와 국방부, 국정원 등도 참여했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이런 논의를 토대로 한국의 중장기 전략을 담은 보고서도 비공개로 만들었습니다.


보고서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시나리오는 함택영 전 북한대학원대학교 명예교수가 처음으로 학계에 제시했던 모델도 참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일단 미중 간 힘의 구조가 크게 불확실할 때는 가장 합리적인 건 기존의 한미동맹을 지키는 게 우선순위로 꼽힙니다. 군사동맹은 불확실성과 기회비용을 줄이는 핵심 국익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중국으로부터 보복과 경제적인 타격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중국으로 '힘의 전이'가 확실히 이뤄질 경우, 한미동맹을 포기하고 중립화 외교를 선언하거나 중국에 편승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중립화는 지금까지 한국이 취해본 적 없는 정책이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지는 데다,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한반도 안보정세를 둘러싼 힘의 역관계 이동이 불가피하다는 점 등이 한계로 작용합니다.

'대중 편승'도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동북아 지정학을 지탱시켜온 중심축인 '한미 동맹'이 파괴될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느냐는 게 한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로 새롭게 맞이하고 있는 미·중 간 신냉전에서 한국이 살아남기 위한 구체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이 경제와 외교, 군사 등 모든 분야에서 마련되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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