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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소재’ 탄소재료 합성 신기술 개발…“오랜 과제 풀었다”

기사입력 2020.05.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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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사진 = KBS 보도 화면 캡처]

     

    신문처럼 말거나 펼 수 있는 '롤러블 전자기기'에 쓰이는 그래핀 등 2차원 소재를 다양한 형태로 합성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고 KBS 한국방송 김유대 기자가 전했다.

     

    방송 보도에 따르면 2차원 소재는 두께가 거의 없이 원자 한 층으로만 이뤄진 매우 얇은 물질이다. 잘 휘면서도 안정성이 높아 차세대 반도체나 휘는 디스플레이 등에 활용될 것으로 각광받는 '꿈의 소재'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펑딩 그룹리더 연구팀은 28일 중국, 스위스 연구진과 함께 고성능 2차원 소재 합성을 위한 금속 기판의 표면 패턴을 다양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롤러블 전자기기의 상용화를 위해선 종잇장보다 수백만 배 얇은 2차원 소재가 필요하다. 2차원 소재는 단결정과 다결정으로 나뉘는데, 원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단결정성 소재가 고성능 전자기기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2차원 단결정 소재를 상용화에 충분한 큰 면적으로 합성하지 못했다.

    2차원 단결정 소재를 합성하려면 단결정 덩어리를 절단한 얇은 판인 금속 박막(기판)이 필요하다. 이 단결정 금속 박막은 단결정 2차원 소재를 합성할 때 '틀' 역할을 한다. 그런데 절단 방향에 따라 금속 박막의 표면 모양이 달라져 지금까지는 원하는 모양과 크기로 2차원 소재를 합성하기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30여 종의 다양한 표면 모양을 가진 단결정 금속(구리·니켈) 박막을 A4용지보다 큰 대면적(39×21㎠)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시드 성장'(seeded growth)과 '어닐링'(annealing)이라는 두 가지 기술로 금속 박막 표면 모양을 다양화하고, 큰 면적으로 합성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우선 구리의 단결정을 절단해 원하는 모양의 파편을 얻은 뒤, 이를 구리 다결정에 부착해 녹는점에 가까운 고온(1,020℃)에서 수 시간 동안 어닐링하는 과정을 거쳤다. 어닐링은 금속이나 유리를 일정한 온도로 가열한 다음 천천히 식혀 내부 조직을 고르게 하고 물성을 변화시키는 작업이다.

    연구팀은 어닐링을 통해 파편이 씨앗(seed) 역할을 해 주변에 있던 결정들이 박막 전체에 걸쳐 똑같은 모양으로 재배열되는 결과를 얻었고, 그 결과 A4 용지보다 큰 면적의 단결정 구리 박막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표면 모양의 금속 박막을 대면적으로 합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합성 틀의 모양을 선택하는 폭이 넓어진 만큼, 원하는 크기로 고성능 2차원 소재를 합성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쓰인 구리, 니켈뿐만 아니라 다양한 금속을 대면적 단결정 금속 박막의 형태로 제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결정 금속 박막 응용의 폭을 더욱 넓힌 연구"라고 밝혔다.

    펑딩 기초과학연구원(IBS) 그룹리더는 "다양한 결정면을 가진 대면적 단결정 금속 박막의 제작은 재료 과학 분야의 오랜 숙원 과제"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합성된 대면적 단결정 금속 박막은 다양한 단결정 2차원 소재 합성을 위한 주형, 특정 화학 반응만을 선택적으로 일으키는 촉매 등 여러 방면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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