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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갈 곳 없는 돈’이 문제 / 이현주 KBS 해설위원

기사입력 2020.06.18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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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보도 화면 캡처]

    여기 이 건물, 1층은 상가고 2층부터는 공동주택입니다. 인술라라고 불리던 로마시대 아파트입니다. 작은 도시 로마에 최대 백만 인구가 몰리면서 생겨난 주거형탭니다.

    더욱 놀라운 건 당시 이 아파트 투기 심했다는 거죠. 신전 등 기존 공공건물 때문에 지을 땅이 적어 공급이 적었기 때문입니다. 더욱 큰 이유는 로마에 갈 곳 없는 돈이 넘쳤다는 겁니다. 공급부족, 과도한 유동성. 현재 대한민국의 부동산 문제와 판박이 아닌가요?

    부동산 대책이 또 나왔습니다. 현 정부 들어 무려 21번째입니다. 집 사고 파는 부동산 법인 규제하고, 전세 끼고 집 사는 갭투자는 막고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을 확대하고, 대출은 더욱 묶는 등의 내용입니다. 예상대로 강력하네요.

    사실 지난 21차례 대책들도 강력했죠. 그러나 그 결과 한번 복기해 볼까요? 대출 규제 강화하니 실수요자들까지 집살 여력이 안돼 전세로 몰립니다. 전세는 급등하고 전세 끼고 집 사는 갭투자는 더욱 성행했죠.

    규제지역 지정하면 비규제 지역으로 우회하고 규제지역을 더 확대되면, 입지 더 좋은 곳의 집값이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게다가 지금 시중에는 엄청난 돈이 풀려 있습니다. 지난 4월 기준으로 M2, 즉, 언제든 현금화 가능한 통화량은 무려 30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 지점에서 로마의 아파트 투기 원인을 다시 한 번 살펴 봐야하지 않을까요? 공급 부족과 과잉 유동성. 앞서 본 것처럼 강력한 정책, 즉, 규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근본 원인인 공급, 그것도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곳'의 공급을 푸는 겁니다. 


    무엇보다 과잉 유동성, 즉, 갈 곳 없는 돈을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부동산뿐 아니라 주식 등 모든 자산에 거품을 일으키고 파국으로 이끌기 때문이죠. 전 국민 재난지원금 같은 현금성 지원 보다는, 어려운 기업과 가계 지원을 우선 하는 등 정부가 돈을 풀더라도 신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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