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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반성 없는 2차 가해·조롱…‘피해자 보호’가 최우선 / 정인석 KBS 해설위원

기사입력 2020.07.18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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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을 거둔지 1주일이 지났지만 후폭풍이 여전합니다. 사건을 어떻게 규정할지, 명칭을 어찌할지 초기의 혼란은 많이 정리됐지만, 누가 어떻게 진상을 밝힐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려스러운 건 그러는 사이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와 조롱이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는 점입니다.

    "4년 동안 뭐하다 이제 와 그러느냐", "피해자는 왜 숨어있는가" 믿기지 않지만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이 발언은 유명 방송 진행자들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한 현직검사는 "팔짱 끼면 다 성추행이냐"고 피해자를 비아냥대더니, 논란이 된 뒤에도 '무료 광고에 감사하다'는 글까지 올렸습니다. 2차 가해를 반성하기는커녕 피해자를 재차 공격하며 조롱에 모욕까지 한 겁니다.

    심각한 문제는 공인들이 이런 2차 가해를 앞장서 부추기고 있는데도, 관련 기관들이 소극적 대응에 그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해당 검사에 대해서는 여성 변호사협회까지 나서 징계를 요청했지만, 아직 답이 없습니다. 해당 방송인들이 출연 중인 언론사들 역시 프리랜서라는 점 등을 이유로 침묵하고 있습니다.

    위력에 의한 권력형 성폭력 사건에 대해 우리 사회가 합의해온 원칙은 명확합니다. 철저히 피해자 중심주의가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조속한 진상 규명으로 피해자의 고통을 줄이고 안전한 일상의 복귀를 돕는 겁니다, 이를 위해 가장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은 피해자를 보호하는 겁니다. 특히 2차 가해의 당사자가 공직자 등 공인이라면 사안은 더 심각합니다.

    이제 논란의 시간은 지났습니다. 차분하고 철저하게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그 토대 위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사회적 틀을 만드는 데 힘을 모을 때입니다. 


    [사진 = KBS 보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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