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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사기꾼에 놀아난 ‘지도층 민낯’…성역 없이 밝혀내야 / 배재성 KBS 해설위원

기사입력 2021.07.0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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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의 로비 의혹이 갈수록 커지며 큰 파문을 낳고 있습니다.

     

    경찰의 수사로 드러나고 있는 김 씨의 로비 대상은 검찰과 경찰, 언론에 이어 정치권과 법조계까지 번지는 등 전방위로 확산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사회의 내로라하는 주요 인사들이 잡범 수준의 한 사기꾼에 놀아난 사실이 드러나자 낮 뜨겁고 실망스럽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김 씨는 오징어 사업을 한다고 속여 116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경찰에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김 씨의 금품을 받고 입건된 인사는 이모 부장검사와 전 포항남부경찰서장, 이모 전 논설위원과 엄모 앵커 등 4명입니다.

    하지만 자고 나면 연일 새로운 의혹과 인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가 고가의 수입 렌터카를 무상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박지원 국가정보원장도 김 씨와 식사를 하고 선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설에 올랐습니다.

    이 밖에도 김무성 전 의원 등 다수의 여야 정치인들이 김 씨와 친분 있는 인물로 오르내립니다.

    이미 사기 전과가 있는 김 씨는 2017년 12월 현 정부의 첫 특별사면대상에 포함돼 출소했습니다.

    출소 이후 김 씨는 언론인 출신의 한 정치인을 통해 자신을 재력가로 속여 유력인사들과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금품거래 내역 등을 기록하고 보관해왔는데, 이를 사기 행각의 보호막으로 이용하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증거 등이 담긴 김 씨의 수첩과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상탭니다.

    최근 유엔무역개발회의, UNCTAD는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일개 사기꾼에 농락당한 우리 사회 지도층의 민낯을 그대로 노출시켰습니다.

    우리 사회가 부패에 얼마나 취약한지,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까지 얼마나 갈 길이 먼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성역 없이 진상을 밝혀야 할 이유입니다.

     

    [사진 =KBS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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