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6 (목)
■한 대당 1억 원 이상 세금이…2배 가까이 뛴 대표 월급
경북 경주시의 시내버스는 모두 166대. 한 업체가 독점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경주시가 이 회사에 지원한 보조금은 162억 원입니다. 버스 한 대 기준으로 따지면 1억 원 가까이 됩니다. 경주의 시내버스 승객은 지난 5년 사이 25% 줄었는데, 같은 기간 보조금은 두 배 늘었습니다. 버스회사는 요금은 요금대로 받으면서 지원금도 챙겨가는 겁니다.
보조금은 계속 증가했지만, 시민들은 서비스 질의 향상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버스 기사들의 월급도 거의 그대로입니다.
그럼 뭐가 달라졌을까요? 경주시의 시내버스 재정지원금 지도·점검 결과를 봤더니, 버스 회사 경영진의 월급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그들 상당수가 친인척 관계입니다.
KBS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경북 모든 시군의 시내버스 보조금 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경북 전체 버스 회사에 책정된 보조금 총액은 1,720억 원입니다. 2017년 957억 원인 것과 비교하면 80%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최근 2년 사이 코로나19 항목이 추가되며 대폭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항목은 코로나로 승객이 줄어 발생한 버스회사의 손해를 지자체가 보조해주는 내용입니다. 2019년에서 2020년 사이 경북의 버스 이용객 수는 30%가 줄었고, 보조금은 33% 증가했습니다.
손실노선과 벽지노선 지원금도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민간기업인 버스회사가 수익감소 노선을 폐지하지 않는 조건으로 지원금 증액을 요구하면, 지자체는 수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왜냐하면 버스회사가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특정 노선을 폐지해버린다면, 피해는 그 노선을 이용해야만 하는 지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지자체들와 시내버스 회사의 협상에선, 시민들의 '교통복지'가 달려있기 때문에 언제나 회사가 유리한 입장인 것이죠.
그렇다면 지자체는 어떤 이유에서 버스회사에 막대한 세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는 걸까요? 그리고 버스회사는 어떤 근거로 그 막대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걸까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 답은 다음 편에서 이어가겠습니다.
[연관기사]
[세금으로 굴러가는 ‘시민의 발’]① 버스 보조금 느는데, 경영진 급여만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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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으로 굴러가는 ‘시민의 발’]② ‘한 도시, 한 회사’ 버스 독과점 논란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381265
[세금으로 굴러가는 ‘시민의 발’]③ “버스회사가 ‘갑’” 보조금 의존 경영 심화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382147
[세금으로 굴러가는 ‘시민의 발’]④ ‘노선 면허권’ 독점이 원인…“대체수단 확대해야”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383214
[글, 사진 = KBS 뉴스 스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