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3 (월)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어령 이화여자대학교 명예석좌교수가 26일 향년 89세로 별세했다고 KBS 한국방송 박희봉 기자가 전했다.
유족 측은 이어령 전 장관이 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고 이날 26일 밝혔다.
방송 보도에 따르면 1933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난 이 전 장관은 문학평론가, 언론인, 교수 등으로 활동하며 한국 대표 석학이자 우리 시대 최고 지성으로 불렸다.
이 전 장관은 노태우 정부 때 신설된 문화부 초대 장관(1990~1991)을 역임했고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1960년 서울신문을 시작으로 1972년까지 한국일보, 경향신문, 중앙일보 등에서 논설위원으로 활동했다.
1966년부터 1989년까지는 이화여대 문리대학에서 교수를, 1995년부터 2001년까지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에서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2011년에는 이화여대 명예교수를 지냈다.
이 전 장관은 20대 초반에 문단 원로의 권위 의식을 질타한 평론 '우상의 파괴'를 1956년에 발표하면서 평단에 등장했다. 당시 문학의 저항적 기능을 역설하면서 문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전 장관은 문화예술인으로는 처음으로 문화부를 이끌며 국립국어연구원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 등 문화정책의 기틀을 마련했다.
또, '흙 속에 저 바람 속에'(1960년), '축소지향의 일본인'(1984년), 세계 지성과의 대화(1987년), 디지로그(2006년) 등을 많은 저서를 펴냈다.
소설 '장군의 수염', '환각의 다리' 등 소설과 희곡, 시집 등도 펴냈다.
이 교수는 2017년 암이 발견돼 두 차례 큰 수술을 받았지만, 항암치료를 받는 대신 마지막 저작 시리즈 '한국인 이야기' 등 저서 집필에 몰두해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 장남 이승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차남 이강무 천안대학교 애니메이션과 교수가 있다.
고인의 장녀 이민아 목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지역 검사를 지냈다가 2012년 위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장례는 문체부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사진 = KBS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