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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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안보와 기후, 환경 위기 등 우리 사회가 중차대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데도, 이를 해결해야 할 국회와 정치권은 오히려 지탄과 불신의 대상이 돼 두렵다고 밝혔다고 KBS 한국방송 노태영 기자가 전했다.
■ “내로남불 등으로 국회 불신 대상 돼”
방송 보도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국회 불신의 이유로 ▲ 정치인들의 법률 위반 ▲ 막말 ▲ 가짜뉴스 ▲ 국회 윤리위 기능상실 ▲ 정치의 사법화 ▲ 게으름 ▲ 내로남불 등을 꼽았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 불신의 이유 중에서 가장 먼저 부정부패 등 정치인들의 법률 위반을 들었다.
이어 “최대한의 윤리와 양심을 요구받는 국회의원들이 일반인보다 법률 위반 사례가 더 많다는 것은 아주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러 가지 부정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은 더불어민주당뿐 아니라 국회 전체의 위신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 “문재인 정권 5년 전체가 내로남불의 역사”
동시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내로남불’도 국회 불신의 중요 이유로 꼽았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 5년 전체가 내로남불의 역사였다”면서 ‘5대 인사 기준’과 ‘7대 인사 기준’ 등을 지키지 못했던 인사 ‘내로남불’을 우선 사례로 들었다.
이어 ‘테러 방지법’과 ‘방송법’, ‘양곡관리법’, ‘노란봉투법’ 등의 사례를 들며 입법에 있어서도 내로남불을 자행했다고 지적했고, ‘환경부 장관 블랙리스트’에서 보이듯이 적폐 청산도 내로남불이었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이재명 대표 역시 성남시장 시절, 죄를 지으면 대통령도 구속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지만, “자신의 의혹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는 정치탄압이라고 우기고 있다면서 또한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또 드루킹 여론조작과 울산시장 선거 개입 등을 예로 들며 민주당의 민주주의 타령 역시 내로남불이라고 말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하에서 사법부는 독립성을 잃고 법치주의는 광범위하게 훼손됐으며, 조국 사태는 문재인 정권의 모든 국정철학이 허위와 기만임을 남김없이 드러냈다”고 직격했고, “탈북 선원 강제 북송 사건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인권 원칙을 언제든지 버릴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 “민주당, 다수 의석으로 의회 민주주의 형해화”
특히 민주당은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하자마자 합의제의 핵심 요소들 대부분을 무력화하며 의회민주주의를 형해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장 탈당이나 무소속 의원을 통한 안건조정위원회의 무력화, 국회법 악용으로 살라미 전법을 통한 무제한 토론의 무력화 등도 대표적 그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이어 “정치는 ‘믿을 信’ 자 한 자에서 출발해야 한다”면서 ‘신’을 회복하는 것이 곧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 ”막말·가짜뉴스 등이 국회 불신 초래“
또 ”‘무식한 놈’, ‘사이코패스’ 등 입에 올리기도 민망한 막말이 비일비재“하고 ”‘청담동 술자리 의혹’ 등 국회가 양산한 가짜 뉴스로 인해 정치와 국회에 대한 국민의 깊은 불신이 만들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 윤리를 세워야 할 윤리특별위원회가 상대 당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전락하는 등 정쟁의 도구가 됐다며 윤리위의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정쟁이 격화하면서 정치의 사법화 현상이 심해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제20대 대선 선거사범 2,001명 중 고소·고발로 인한 인원은 1,313명(65%)으로 19대 대선보다 3배 이상 늘어나는 등 정치인들이 정치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고소·고발만 남발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회의 권위와 품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이자, 정치의 종언을 뜻한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국회가 1년 평균 6,000건을 발의해 약 800건을 가결하는 등 양적으로는 일을 많이 하는 것 같지만 생산한 법률의 품질을 보면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는 법안이 2022년 11월 기준으로 40건에 이르는데도 대체 입법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며, 이는 국회의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 ”지정학적 위기·기후 위기·인구 위기 준비해야“
주호영 원내대표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근원적인 위기로 지정학적 위기, 기후 위기, 인구 위기 등을 구체적으로 꼽았다.
지정학적 안보 위기의 원인으로는 북핵 위기를 우선 들었다.
북핵 위기가 시작된 지 벌써 30년이 됐지만, 지난 30년간 북한은 핵 개발 의지를 꺾은 적이 한 번도 없었고 계속 핵 개발 능력을 키운 결과 지금은 사실상 핵 보유 국가가 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우리는 여야를 초월한 하나의 일관된 국가 전략 없이 국론이 분열됐었고, 중국의 굴기와 러시아의 팽창주의는 우리의 외교·안보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핵정책의 실패에 관해서 제대로 복기하고 성찰해 본 적 있는지?, 새로운 지정학적 도전을 얼마나 절박하게 느끼고 얼마나 심각하게 대응하고 있냐“고 반문했다.
또 ”임진왜란, 병자호란, 경술국치 등의 사례를 들며 국가 지도자들이 변화하는 세계 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외적 앞에서 분열해 국난을 자초했다면서 지금의 우리가 그렇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냐“고도 되물다.
주 원내대표는 ”‘기후 위기’와 이에 대응하는 ‘탄소 중립 2050’도 문명의 전환을 요구하는 거대한 도전인데도 이 문제의 절박성을 정부나 국민이 실감하지 않고 있는 것이 위기“라고 했고, 무엇보다 ”저출산 문제는 국가적 재앙을 불러올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합계 출산율 0.79라는 세계적 저출산은 다른 사회경제적 요인과 결합하여 농촌 소멸이라는 또 다른 치명적 결과도 낳고 있다“면서 ”소리 없이 나라를 죽이는 암“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저출산 극복을 위해선 온 국가가 필요하고 국회도 절박하게 달려들어야 하며, 17년간 기울였던 노력이 효과가 없다면 특단의 대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이 중대한 문제들을 우리가 절박하게 여기고 엄정하게 대처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 가장 큰 두려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0년쯤 뒤에 우리가 무능하고 무책임한 조상으로 기록될까 두렵지 않냐면서, 이제라도 국회는 진영 정치와 팬덤 정치의 위협에 맞서 합의 정치의 기반을 확대하고 국민통합의 중심이라는 원래의 위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 KBS 방송 화면 캡처]
또 “협상과 타협의 정신을 복원하고 사실과 합리성에 기초한 토론을 통해 법안을 처리하는 정치적 능력을 키우자”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