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2 (수)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들은 23일 강원 홍천군에서 열린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김기현 후보에게 제기된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을 둘러싸고 날 선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유흥수 전당대회 선관위원장이 인사말에서 “도에 넘치는 언행이나 상대방 비방만으로 절대 우리 당원의 표심을 얻을 수 없다. 후보들은 정책과 비전으로 다퉈달라”고 당부했지만, 상대 후보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김 후보를 겨냥한 파상 공세를 펼쳤습니다.
김기현 후보는 의혹과 관련해 “자기 땅에 터널을 뚫어달라고 압력을 넣거나 로비하는 게 말이 되나. 이런 허무맹랑한 말을 하면서 전당대회를 흐리고 있는 분들을 당 대표로 뽑으면 안 된다”면서 “문재인 정권이 아무리 저를 죽이려 해도 살아있는 건 청렴결백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총선을 이기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당내 안정이고, 대통령과 대표가 호흡이 맞아야 한다”며 “오로지 당내 권력 투쟁에만 골몰하는 대표가 아니라, 헌신의 리더십으로 당을 이끌어갈 대표가 누구인가”라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김 후보는 연설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시세차익 의혹’ 공세가 지지율에 영향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당 대표 자격이 없다”면서 ‘울산 땅을 매각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는 “팔려고 산 땅이 아니고, 은퇴 후에 계속 거주하면서 활용할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 안철수 “터널에 빠진 김기현, 총선 표 받을 수 있겠나”
반면 안철수 후보는 “보수의 핵심이자 기본이 도덕성”이라며 김 후보의 울산 땅 의혹을 거듭 겨냥했습니다.
안 후보는 “지난해 대선에서 대장동 사태를 일으킨 이재명 후보에게 표를 줄 수 없어서 정권교체가 됐다”면서 “부동산 의혹이 있는 김 후보가 대표가 되면 우리가 국민들 표를 제대로 받을 수 있겠나”라고 거듭 지적했습니다.
이어 “도덕적인 문제는 이미 벌어진 일이며, 특히 2030 세대 분노를 사서 김 후보는 이미 그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며 “총선에서 압도적인 의석을 확보한다면 그때 김 후보가 당 대표를 맡아도 좋다. 하지만 총선 승리를 위한 당 대표는 저 안철수”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안 후보는 신영복 교수 관련 ‘정체성’ 논란을 ‘안보 이슈’로 돌파하려는 듯 “북한의 최근 도발은 민주당 정권이 저지른 일”이라고 비판하면서 “정치하는 내내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는 데 앞장섰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수호하는 건강한 보수주의자가 바로 저”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천하람 “김기현 해명이 화제 더 키워”
천하람 후보는 연설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의 부동산 의혹 해명 기자회견에 대해 “왜 본인이 점점 더 화제를 키우는지 솔직히 모르겠다. 의혹이 해소된 건 하나도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안 후보의 ‘정체성 논란’에 대해선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고 말한 안 후보가 종북 좌파면 베스트셀러 책을 읽은 수많은 국민도 다 종북 좌파인가”라면서도 “안 후보의 ‘잘 죽었다고 얘기할 수 없지 않냐”는 답변도 조문 갔다 온 분이 할 말인가“라고 함께 비판했습니다.
천 후보는 ”날마다 종북몰이한다고 대한민국에 평화가 오지 않는다. 한반도 평화 문제를 이념 전쟁이 아닌 전략 문제로 다루자“고 제안하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강경하게 촉구하고 결코 굴종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 색깔론에는 무관용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황교안 ”김기현 사퇴는 자유 대한민국·대통령 위한 것“
김 후보의 ’시세차익‘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황교안 후보 역시 ”김 후보에 대한 사퇴 요구는 누구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고 우리 자유 대한민국을 살려내고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황 후보는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재명 대표는) 온갖 의혹을 가지고 당 대표가 되니까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고 있나. 지금 민주당 자체에 큰 고통(을 주고 있다)“면서 ”우리 당 대표는 깨끗하고 흠이 없고 여러 의혹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지금은 (김 후보가)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글, 사진 = KBS 뉴스 23일 자 김범주 기자 기사 스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