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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후배엔 ‘거짓말해서라도 보호’ / 최형원 KB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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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종합

선배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후배엔 ‘거짓말해서라도 보호’ / 최형원 KB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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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보도 화면 캡처>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2013년 10월 21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윤석열 여주지청장였습니다.

당시 그는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으로 관련 수사를 진두지휘하다 직속 상관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체포영장·압수수색 영장 청구 등 수사 진행 상황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지청장은 조 지검장을 비롯한 검찰 수뇌부와 정면으로 부딪쳤습니다.

윤 지청장은 "검사장(조영곤 지검장)이 '야당 도와줄 일이 있느냐', '정 하려면 내가 사표를 내면 해라'고 말했다", "이런 상태에서 검사장을 모시고 사건을 더 끌고 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는 등 폭탄 발언을 쏟아내며 수사에 외압이 있었음을 증언했습니다.

그러자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윤 지청장을 향해 '도대체 누구를 위해 이런 항명, 하극상을 하느냐'고 거세게 따져 물었고, 이에 윤 지청장은 지금도 회자되는 발언을 합니다.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후배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

그리고 약 6년이 흐른 2019년 7월 8일.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수사 외압을 폭로하고 일약 강골 대쪽 검사로 떠올랐던 윤석열 지청장이 검찰총장 후보자가 되어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했습니다.

순조롭게 끝날 것 같았던 청문회는 막판에 암초를 만났습니다.

지난 2012년 가까운 후배 검사인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뇌물 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을 때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이었습니다.

윤 후보자는 청문회 내내 변호사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그러다 자정 즈음 2012년 당시 윤 후보자가 기자와 나눈 통화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 윤석열 후보자 통화 녹취(2012년 당시, 뉴스타파 제공)
"이남석이 보고 '일단 네가 대진이한테는 얘기하지 말고, 대진이 한참 일하니까, 형 문제 가지고 괜히 머리쓰면 안되니까 네가 그러면 윤우진 서장 한번 만나봐라."


야당 의원들은 "거짓말을 했다", "위증을 했다"면서 윤 후보자를 몰아붙였습니다.

윤 후보자는 7년 전 통화여서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오해를 빚게 된 점은 유감이라면서도 윤 전 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실제론 윤대진 국장이 직접 자기 형에게 변호사를 소개했는데, 당시 형의 뇌물 수수 사건으로 그렇지 않아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던 윤 국장이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할까봐 자신이 대신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기자에게 말했다는 겁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당시 기자에겐 거짓말을 한 셈이지만 청문회에서 위증을 한 건 아닌 게 됩니다.


미담인가, '조폭'의 의리인가

검찰 측에선 9일 이 문제를 두고 논란이 확산되자 법조 출입 기자들에게 전화를 돌려 "후배를 보호하기 위해 기자한테 '선의의 거짓말'을 한 거다, 그렇다면 오히려 미담이 아니냐"라는 해명을 했다고 합니다.

"평소 후배들을 제 식구처럼 챙겨온 윤 후보자의 의리가 드러난 사례"라며 오히려 호평(?)을 한 검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서초동(검찰)의 생각일 뿐, 여의도(정치권)의 여론은 다소 달랐습니다.

당장 한국당에선 "의리 있는, 형제처럼 아름답지 않느냐는 식의 모습", "소인배다운 의리고 조폭적 의리"라며 윤 후보자의 태도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검사 출신에 민주당 법사위원으로 청문회에 참석했던 금태섭 의원도 "후배 검사를 감싸기 위해서라면 거짓말을 해도 괜찮으냐"면서 "후배 검사를 감싸주려고 적극적 거짓말을 하는 건 미담인가"라고 꼬집었습니다.

또 "검찰이 이번 일을 미담으로만 포장하고 넘어간다면, 결국 검찰 내에서 검찰 관련 일이라도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힘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선배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후배엔 "지켜주기 위해 거짓말"

6년 전, 서울고검 국정감사장에서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무척 외로워 보였습니다.

서울고검과 중앙지검 간부, 재경지검장 등 검사장들은 증인으로 출석한 후배 윤 지청장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습니다.

직속상관이던 조영곤 검사장은 윤 지청장을 향해 "버리지 않는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이렇게 항명이라는 모습으로 가리라곤 생각도 못 했다"는 말을 하며 배신감에 눈물까지 보였습니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지청장의 말은 그런 선배들을 앞에 두고 나온 발언이었습니다.

그런 윤 후보자가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후배를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말을 한 것은 다소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윤 후보자를 향하는 정치권의 비판도 바로 그 지점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선배들에게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며 원칙론을 견지하던 윤 후보자가 왜 후배 문제에 있어선 기존 검찰 조직의 전형적인 선배 모습을 보였느냐는 겁니다.


윤 후보자의 거짓말 논란은 아직 진행형입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거짓말 검찰총장은 안된다'며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해명에 다소 아쉬운 부분은 있었지만, 검찰총장으로서 결정적 흠은 없다면서 청문보고서를 반드시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윤 후보자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설명을 해 송구스럽다, 성찰의 기회로 삼겠다"고만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원칙과 '후배를 위해선 거짓말도 할 수 있다'는 의리 사이의 간극을 메우려면, 윤 후보자의 좀 더 진솔한 해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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