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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성전환 여대생’은 ‘그냥 여대생’이고 싶다 / 김지숙 KB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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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최초 성전환 여대생’은 ‘그냥 여대생’이고 싶다 / 김지숙 KB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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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 발표 났을 때, 카페에 있었는데 혼자서 소리 지르고 싶은 기분이긴 하더라고요. 너무 좋아서."

올해 새 학기부터 '숙명여대 20학번'이 될 23살 A 씨가 웃으며 합격 소감을 말했습니다. A 씨는 최근 방송과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만든 국내 최초의 트렌스젠더 여대 합격자입니다.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연락을 받아본 적은 없는 것 같다."라며 많은 관심에 부담스러워하기도 했는데요. 방송 뉴스에 모두 담지 못한 A 씨의 이야기, 속마음을 전해드립니다.

[연관 기사] 성전환 수술 20대 여성 ‘국내 최초’ 숙명여대 합격 (2020.1.31. KBS1TV '뉴스 광장')

"중3 때 확신…수능 접수 때 '옷 무난하게 입고 와달라'"

A 씨는, 본인이 여성이라고 느꼈던 때가 중학교 3학년 무렵이라고 했습니다.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들과 거리감도 느껴지고, 2차 성징이 나타나면서 본인 신체에 대한 원망까지도 생겼다고 합니다. 그러다 지난해 8월 결심을 하고,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접수한 건 같은 달, 수술한 이후였습니다. 법원에 성별 정정 허가 신청을 하긴 했지만, 아직 정정은 되지 않은 시기였죠. 그러니까 신체는 여성으로 바뀌었는데, 법적인 성별은 아직 남성인 상황이었습니다.

"수능 접수하러 갔을 때, 직원분이 저에게 '옷을 좀 무난하게 입고 와달라' 이런 식으로 언급하더라고요. 그때 치마를 입고 갔었는데 그게 거슬렸나 봐요. '다른 남학생들이 보기 불편하지 않겠냐' 이런 식으로 말한 거죠."

성전환 수술을 한 지 두 달 뒤인 지난해 10월, 수능 시험을 한 달 앞두고 신체뿐 아니라 법적인 성별도 '여성'으로 바뀌었습니다. 수능 접수를 했을 땐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의 첫 숫자가 '1'이었는데 수능 한 달을 앞두고 '2'로 바뀐 셈인데요. 시험을 치르는 데 문제는 없었을까요?

A 씨는 "교육청에 다시 문의했지만, 시험도 남자 고사장에서 보고 성적표에도 남자로 찍혀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수능 접수일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수능 성적표는 남자로 돼 있었지만, 숙명여대에 정시 지원했을 때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가 (학교에) '주민등록번호가 바뀌어서 수능 원서랑 다른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물어보니까 (학교에서) '아, 그러시면 서류 보내주세요.'해서 서류만 보냈어요. 주민등록초본이랑 서류를 다 제출했어요. 성별이 바뀐 사실을 알려야 하니까."

숙명여대 측은 "'여자만 지원할 수 있다'라는 명시적 규정은 없지만, 학교 설립 이념에 '여성 교육'과 '여성 지도자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고 적힌 부분이 바로 그 의미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라며, "실제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첫 숫자가 '2'가 아니면 지원할 수 없는 시스템이기도 하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트렌스젠더의 입학에 관한 규정은 없다"고도 설명했습니다.

국내 다른 여대는? "법적 성별이 여성이라면 가능"

여기서 잠깐, 국내 다른 여대의 상황은 어떨까요? 이화여대, 성신여대, 서울여대, 덕성여대 학칙에 나타난 입학 자격을 살펴봤습니다.

'여성만 지원 가능하다'는 규정을 명시한 학교는 이화여대와 서울여대입니다. 이대는 "제1학년에 입학할 수 있는 자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여자로 한다"라고, 서울여대는 "본 대학교 제1학년에 입학할 수 있는 자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여성이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규정을 명시하고 있지 않은 나머지 학교들도 숙명여대처럼 애초에 여성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을 거로 추정됩니다.

공통적으로 트랜스젠더, 즉 성전환을 한 여성에 대해서는 별도 조항이 없었습니다. 학칙상 '법적 성별'만 여성이면 여대에 지원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국내에선 법적 성별을 여성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거의 대부분 '성전환 외과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스미스여대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트랜스젠더 여성의 입학에 대한 안내입니다. (사진 출처 : 스미스여대 홈페이지)
 
스미스여대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트랜스젠더 여성의 입학에 대한 안내입니다. (사진 출처 : 스미스여대 홈페이지)

하지만 해외 사례 중에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스미스여대(이른바 '스미스 칼리지')는 다른 증명서 없이 '여성이라는 인식'만 있어도 지원이 가능합니다.

일본 센다이의 미야기학원 여자대학도 내년부터는 '스스로 여성이라고 생각하는' 입학생을, 마찬가지로 진단서 없이 입학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성적소수자들의 입학 문제에 대해 우리보다 오랜 기간 고민해 온 해외 여자 대학들은, 신체나 법적인 성별이 바뀌지 않더라도 '인식의 문제'만으로도 입학을 허가하고 있는 겁니다.

A 씨는 본인의 합격과 입학이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A 씨는 본인의 합격과 입학이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열린 사회라면 당연난 특별한 사례 아냐"

A 씨는 취재팀과 만나기 전, '얼굴이나 이름 등을 꼭 가려달라'며 신상 노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아무래도 신상이 노출돼 차별에 부딪히지 않을까 걱정이 우선이죠. 인터넷 보면 '이게 뭐냐, 어떻게 여대에서 남학생을 입학시켜줄 수 있느냐?' 그런 게 꽤 있으니 기분이 언짢기도 해요. 내가 이해받지 못하는구나... 그들에겐 결국 내가 타자(他者)에 불과하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A 씨가 생각하기엔, 본인의 여대 입학은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A 씨가 지난주 목요일, 합격통지서를 보고 기뻤던 이유도 성전환자로서 여대에 입학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원하는 대학에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게 됐다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A 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사회적 소수자들이 법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열려 있었다면 당연한 일일 거예요, 이게. 그렇지 않으니 논쟁거리가 되는 거겠죠? 그런 면에서 우리 사회가 좀 생각할 여지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잘하시는 분들이 있잖아요. 이 사회가 좀 더 열려서 그런 분들이 자기를 알릴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가 바뀌길 바랍니다."

 

[사진 = KBS 보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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