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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성공 기원", 尹 "잘된 정책은 계승"

기사입력 2022.03.2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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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방송신문협회 더파워인터뷰) 김대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날 상춘재 입실에 앞서 취재진을 물리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덕담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먼저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것은 의례적 축하가 아닌 진심으로 축하하는 것"이라고 축하했다. 그러면서 "정당 간에 경쟁할 수는 있어도 대통령 간 성공을 기원하는 것은 인지상정"라고 전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국정은 축적의 산물"이라며 "잘 된 정책은 계승하고 미진한 정책은 개선해 나가겠다"며 "많이 도와달라"고 화답했다. 이에 문 대통령도 "제 경험을 많이 활용해 달라"면서 "돕겠다"고 화답했다.

     

    제20대 대선 이후 19일 만에 이뤼진, 역대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사이 회동으로는 이날 가장 늦은 만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6시부터 2시간 36분동안 계속된 만찬 회동 역시 가장 오랜 만남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날 회동에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장제원 대통령당선인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연합뉴스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감색 정장에 청색 사선 무늬의 스트라이프 넥타이 차림으로 오후 5시 38분쯤 청와대 여민1관 앞까지 나가 윤 당선인을 맞았다. 

     

    윤 당선인은 짙은 감색 정장에 무늬없는 핑크색 넥타이 차림으로 문 대통령과 함께 악수를 나눈 후, 녹지원을 가로질러 상춘제 쪽으로 걸어 들어왔다.

     

    문 대통령은 녹지원의, 아름드리 한 소나무를 가리키며 "여기가 우리나라 최고의 정원입니다"라며 "저기 매화꽃도 피었습니다"라는 설명에 이어진 산수유꽃 설명에 윤 당선인은 "네. 정말 아름답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상춘재 현판을 향해 "항상 봄과 같이 아마 국민들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이라고 언급하고 "청와대에 이런 전통 한옥 건물이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상징적인 건물"이라며 "좋은 마당도 어우러져 있어서 여러 가지 행사에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하자 윤 당선인은 별다른 언급 없이 "네"라고만 답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발언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놓고 신·구 권력 간의 갈등을 낳은 가운데 나온, 청와대에서 용산 이전으로 강력 희망하고 있는 윤 당선인 측과의 상반된 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아일보 28일 자 보도에 따르면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회동에 배석한 뒤 통의동 인수위 기자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의나 예비비 얘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자연스럽게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얘기가 나왔다"며 "문 대통령께서는 '집무실 이전 지역에 대한 판단은 차기 정부 몫이라 생각한다. 지금 정부는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그러면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예비비 논의 여부에 대해 "절차적으로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않으셨다"며 "제가 느끼기에 실무적으로 시기나 이전 내용을 공유해서 문 대통령께서 협조하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비공개 만찬에선 코로나19 손실 보상을 위한 추경 편성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추경 편성 필요성에 공감했고, 양측이 실무적인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추경의 구체적인 규모와 정부의 추경안 제출 시기 등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장재원 실장은 전했다.

     

    또 이날 회동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등 여타 사면 문제 등은 일체 거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만찬을 마치기 전 윤 당선인에게 "성공을 빈다. 제가 도울 게 있으면 언제든 연락을 달라"며 화합의 의미를 담아 감색 바탕에 흰색 사선이 보이는 넥타이를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 측과 윤 당선인 측은 이번 회동이 현 신·구 정부와의 갈등으로까지 비치는 꼬인 정국의 실타래를 풀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에서 논란이 됐던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뜻을 존중해 협조하겠다고 밝히면서 절정으로 치닫던 신·구 권력 갈등은 일단 봉합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날 만찬 회동을 성사시킨 숨은 조력자로 김부겸 국무총리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6일 밤 모처에서 윤 당선인과 김 총리 간의 전격 비공개 회동에서 김 총리는 윤 당선인에게 "국민을 불안케 말라"며 신속한 회동을 권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윤 당선인과 김부겸 총리는 서울대학교 법대와 정치학과를 나온 선후배 사이로 평소 윤 당선인이 김 총리를 '부겸이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이 지난 2014년 대구고검으로 사실상 좌천 당했을 당시 김 총리 또한 대구시장에 낙선하며 대구에서 함께 가까이 지낸 인연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친분 때문에 한때 '윤석열 정부'에서 김 총리 유임설도 나왔었다

     

     

    [사진 = KBS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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