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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이틀 만에 물벼락”…LH 매입임대주택 ‘하자’ 잇따라

기사입력 2023.08.15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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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가 매입해 관리하는 '임대주택'에 10: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지난달 입주한 한 세입자.

    전세 사기가 극성이던 때, LH가 집주인이라 보증금 떼일 걱정이 없다고 하는 데다 지어진 지 1년이 채 안 된 신축 빌라라 하자도 없을 거라 믿고 입주했습니다.

    기쁨도 잠시... 입주 둘쨋날 밤, 잠을 자던 중 난데없이 물벼락을 맞았습니다.

    천장에서 물이 샌 겁니다.

    LH 매입임대주택 세입자/
    "눈을 떠보니까 위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어서 제가 놀라서 일어났더니 거실부터 시작해서 천장이 다 젖어있는..."

    다음날 바로 LH 측에 하자 보수를 신청했지만, 한 달여 가까이 보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LH 매입임대주택 세입자/
    "부친은 친척 집으로 대피를 하시고, 저 혼자서 이제 혹시나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거실에서 거주하면서,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 받고, 이런 상황입니다."
    임시 이주 요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삿짐도 못 풀고 겨우 생활했는데, 월세와 관리비까지 내야 할 상황입니다.

    LH 매입임대주택 세입자/
    "임시 거주할 곳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고, 여기서 이 상황을 지켜보면서 계속 지내야 하고..."
    LH 매입임대주택에서 하자 보수를 경험한 건 이 세입자 뿐만이 아닙니다.

    LH 매입임대주택에서 발생하는 하자 건수는 매년 늘고 있습니다.


    2020년, 13만 2천여 건에서 2021년엔 16만 3천여 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7만여 건의 하자가 발생했습니다.

    LH가 관리하는 전체 건물 수보다 하자 발생 건수가 더 많습니다.


    2021년 기준, LH가 관리하는 주택은 전체 15만 3천여 호.
    그런데 하자 건수는 이보다 더 많은 16만 3천여 건으로, 호당 하자 발생 건수는 1.10건에 이릅니다.

    지난해 호당 발생 건수도 1.05건입니다.

    하자 발생 건수가 계속 늘다 보니, 보수가 끝날 때까지의 과정도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입자들의 불만이 잇따르자 국민권익위원회는 2020년, 시설 하자·보수 책임 범위와 하자·보수 신고 시 처리 기간 등을 명확히 규정하고, 이를 입주자에게 사전에 안내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또, 피해 입주민이 이주를 요청하면 인근 임대아파트 이주 등도 지원할 것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LH 매입임대주택 세입자/
    "보수 계획이라든지, 이런 거에 대한 확답을 받는 것도 힘들고...한없이 기다려야 하니까 이 부분이 너무 힘든 것 같아요."
    LH 측은 권익위원회 권고 이후,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자 상담 직통 번호를 마련해 24시간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외부위원이 포함된 심의절차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주택을 매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세입자들은 개선사항을 체감할 수 없다고 입 모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글, 사진 = KBS 뉴스 8월 15일 자 강예슬 기자 기사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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