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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기관 구성원들이 내부에서 이른바 '갑질'을 경험한 비율이 40%를 훌쩍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국공립대학교 내부 구성원 100명 중 2명 이상이 연구비를 횡령하거나 편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오늘(18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3년도 공공의료기관·국공립대학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들 기관과 업무 경험이 있는 4천여 명과 각 기관 내부 구성원 6천여 명에 대한 설문조사로 청렴 체감도를 평가하고, 각 기관의 부패방지 노력과 부패사건 발생 현황을 합산해 청렴 수준을 종합적으로 진단했습니다.
전국 국립대학병원, 지방의료원 등 22개 공공의료기관과 16개 국공립대학이 평가 대상이었습니다.
권익위는 2023년 공공의료기관의 종합청렴점수가 74.8점이었고, 국공립대학이 77.6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발표된 행정기관·공직유관단체의 종합청렴도 점수 80.5점에 비해 낮은 수준입니다.
기관별로 종합청렴도가 가장 우수한 1등급은 부경대학교 한 곳이었고, 반대로 평가 결과가 저조했던 5등급은 충청북도 청주의료원과 성남시의료원 2곳이었습니다.
■공공의료기관 내부 갑질경험률 42.3%..'직무 관련 없는 부당 지시' 가장 많아
공공의료기관 내부에서 갑질행위가 여전히 심각함에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기관 차원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권익위는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공공의료기관 구성원들은 내부체감도 세부 항목 중 '갑질행위' 항목의 부패인식 점수를 57점으로 평가했는데, 이 점수는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등 다른 기관 대비 가장 낮은 점수입니다.
내부 구성원의 갑질경험률도 42.3%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고 권익위는 설명했습니다.
구성원 10명 중 4명 이상이 갑질을 경험했다는 겁니다.
실제 경험한 갑질 유형을 묻는 질문엔 '직무와 관련이 없거나 직무범위를 벗어난 부당한 지시·요구'라는 답변이 15.7%로 가장 많았습니다.
'불필요한 휴일근무나 근무시간 외 업무지시, 부당한 업무배제 등'이 9.2%로 두 번째로 많았고, '외모와 신체를 비하하는 발언, 욕설·폭언·폭행 등 비인격적 대우'가 7.9%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처럼 갑질 행위가 발생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엔 '상급자의 개선의지 부족'이라고 답변한 응답자 비율이 29.1%로 가장 높았습니다.
■연구비 횡령·편취 경험률 2.49%.."대학 연구비 집행 투명성 높여야"
국공립대학 청렴도 평가에서는 내부구성원이 인사·예산집행 등 내부 운영 과정, 연구수행 과정 등에서 겪은 금품·향응·현의 등 요구·수수·약속 경험률은 2.16%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별개로 국공립대학 특수성을 반영해 별도 항목으로 조사한 연구비 횡령·편취 경험률은 2.49%를 기록해 금품 등을 통한 부패 경험률보다 높았습니다.
실제로 부패공직자로 인해 감점된 33건의 부패사건을 유형별로 보면 '연구비 등 유용·횡령'이 24건으로 전체의 72.7%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행위자 직종별로는 교수, 부교수, 조교수 등 교원 직종이 84.8%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대학의 특수 부패취약 분야인 연구 관련 분야에서 비용 집행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권익위 설명입니다.
이 같은 공공의료기관과 국공립대학의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는 권익위와 기관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평가 결과와 관련해 공공의료기관은 갑질 등 부패 취약분야를 우선 개선하고, 국공립대학 또한 연구비 집행 건전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집중 반영해 기관별 개선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예정입니다.
정승윤 권익위 부패방지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공공의료기관의 부패·갑질 행태는 국민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연구비 부정 사용 행태 또한 건전한 학문 연구와 대학 운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공공의료기관 및 국공립대학의 청렴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글, 사진 = KBS 뉴스 1월 18일 자 정재우 기자 보도 기사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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