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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는 우주전쟁?…‘달나라 시장’에 ‘안드로메다 후보’, ‘SF영화’까지 / 이중근 KBS 기자

기사입력 2021.02.10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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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다가오면서 여야 주자들간 거친 말들이 오가기 시작했습니다. 서로를 향한 비판이 난타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때로는 '막말' 수준의 발언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각 당의 후보경선이 본격화됨에 따라 공방 수위는 한층 더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 "공상과학 영화 너무 자주 보신 듯" vs "여전히 시대 언어 못 읽어"

    야당 후보들의 집중 공세를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장관은 오늘(10일)도 국민의힘 오세훈 전 시장과 날선 공방을 벌였습니다.

    국민의힘 오세훈 전 시장이 먼저 오늘 SNS에 "수도 서울은 몇몇 건축가의 실험대상이 아니"라며 박영선 전 장관이 "공상과학 영화를 너무 자주 보신 것같다"고 비판했습니다.

    박 전 장관이 어제(9일)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수직정원도시' 구상의 세부 내용을 발표했는데, 이에 오 전 시장이 "말도 낯설지만 세부 계획은 말문을 막히게 한다"며 공격한 것입니다.

    박 전 장관도 강하게 맞받았습니다. 박 전 장관은 오늘 SNS에 오 전 시장을 향해 "2018년 '수소경제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을때 '수소폭발'하는데 무슨 그런 공약을 하냐고 비판했던 것과 유사하다"며 "무상급식 시대 언어를 못 읽어 시장에서 사퇴했던 당시와 변한 것이 없어 안타깝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 "달나라 시장" vs "안드로메다 후보"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1억 1700만 원의 대출이자를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해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나 전 의원은 이 같은 공약을 발표한 뒤 같은 당 오신환 전 의원으로부터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와 유사하다며 "나경영이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민주당 박영선 전 장관으로부터도 현실성 없는 퍼주기 공약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

    박 전 장관은 지난 8일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결혼과 출산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인데, 돈을 준다고 결혼하고 출산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특히 "우리 국민들은 근거 없이 국가가 돈을 퍼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나 전 의원도 SNS에 "행복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시민들을 행복하게, 즐겁게 해드릴 것인지, 주거안정을 뺄 수 있겠냐"며 "달나라 시장이 되시려고 하는 게 아니라면,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그러자 민주당 우상호 의원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우 의원은 SNS에 "나 후보 공약의 핵심은 현금을 살포해 혼인과 출생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라며 "박 후보가 달나라 후보라면 나 후보는 안드로메다 후보인가?"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 "당 운영한 결과가 총선 참패" vs "다시 표 달라고 할 명분 있나?"

    국민의힘 오세훈 전 시장은 여야 후보들과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는데, 특히 당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과의 공방이 최근들어 부쩍 늘었습니다.

    오세훈 전 시장은 지난 8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미디어데이에서 중도 확장을 위해 자신이 후보가 돼야 한다며 "강성 보수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투톱이 당을 운영한 결과가 지난해 총선 결과였다"고 나 전 의원을 공격했습니다.

    나 전 의원은 당시에는 "1등 후보라서 견제가 많은 것 같다"고 응수했는데, 다음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은 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 싸운 것이지만, "오 전 시장이야 말로 아이들 점심값 주는 것을 반대하며 시장직에서 사퇴를 했는데, (유권자들에게) 다시 표를 구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본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두 후보는 앞서, 오 전 시장이 자신의 시장 경력을 부각하며 "인턴 시장은 안된다"고 다른 후보들을 싸잡아 비판하자, 나 전 의원이 "서울이 지난 10년 간 너무 많이 바뀌었다"며 "그동안 꾸준히 의정활동을 하고, 국정 경험을 쌓은 내가 10년을 쉰 분보다는 잘하지 않겠냐"고 설전을 벌인 적도 있습니다.


    ■ "박원순 전 시장 계승" vs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뜻을 계승하겠다고 밝혀 야당 후보들의 맹공을 받았습니다.

    우 의원은 SNS에 고 박원순 전 시장의 부인 강난희 씨가 남편의 무고함을 주장하며 손편지를 쓴 사실을 언급하며, "언론 보도를 보고 눈시울이 뜨거워졌고, 박원순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겠다"며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우 의원은 "2월 11일(내일)은 박원순 시장님의 67번째 생일"이라며 "강난희 여사님과 유가족들이 힘을 내시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끝을 맺었습니다.

    박 전 시장을 여전히 지지하는 표심에 호소하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되는데, 야당 후보들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우 의원을 향해 "참으로 잔인한 정치꾼"이라며 "적어도 이번 선거에 나선 후보라면 박원순 찬양을 입에 올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고, 그 자체가 2차 가해"라고 지적했고, 오신환 전 의원도 "서울시장이 되어 또다시 권력형 성 비위 사건이라도 일으키겠다는 것인가"라며 "롤모델을 삼든, 계승을 하든 조용히 혼자 하기 바란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20년 전 5·18 기념일 전야의 룸살롱 파티에서 보여준 운동권의 성문화에서 아직 한 발짝도 앞으로 못 나가고 있는 모습"이라며 우 의원의 과거 행적까지 거론하며 공격했습니다.

    이에 우 의원은 고인의 생일과 설을 앞둔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글을 올렸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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