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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수조 원 늘렸다는데…체감 못 하는 저출산·성인지 예산 왜? / 김성수 KBS 기자
기사입력 2021.02.12 12:59
●2021년 저출산 예산 '46조 원' 규모
'46조 원'. 올 한해 저출산 예산 총액입니다. 지난해보다 6조 원가량 증가했습니다.
2006년 저출산·고령화 사회 기본계획이 수립된 이후, 저출산 예산은 모두 200조 원 넘게 투입됐습니다. 저출산 예산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21.1% 증가했습니다.
저출산 예산은 매년 늘어나는데, 정작 주변에서 '아이 키우는데 저출산 예산의 덕을 봤다'는 가정은 찾기 어렵습니다.
6살 아이를 키우는 김 모 씨는 "어린이집에 길어야 오후 5시 까지만 맡길 수 있어 정부에서 운영하는 돌봄 서비스를 이용해보려고 했는데 대기가 1년이 걸리고 차례가 오지 않았다"며 "지원 제도가 있다고는 하는 데 이용해 본 기억이 없다"고 했습니다.
김 씨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하교 시간이 당겨져 더 걱정이라고 말합니다. 김 씨는 "초등학교 1, 2학년 때 돌봄교실이 있는데 신청해도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며 "주변에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다시 육아 휴직을 하거나 일을 그만두시는 분들이 많은 게 현실"이라고 했습니다.
6살 아이를 키우는 김 모씨. 구직도, 둘째 계획도 포기하고 육아에만 전념하고 있다.
●초등돌봄교실 확충 예산은 동결, 영유아 보육료 예산은 감소
예산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데 가정에서 겪는 '돌봄 공백'은 왜 그대로일까요?
김 씨가 이야기한 '초등돌봄교실 확충'에 대한 올해 예산을 확인해봤습니다. 210억 원, 지난해 대비 한 푼도 늘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직접 지원' 사업으로 꼽히는 영유아 보육료 등의 예산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그렇다면 저출산 대책 가운데 어떤 사업의 예산이 늘었다는 것일까요?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지난 5년 치 저출산 예산을 분석해봤습니다. 가장 많이 예산이 증가한 사업은 '청년·신혼부부 주거 지원'으로 5년 새 8배 넘게 증가해 지난해에 약 18조 원이 편성됐습니다.
지난해만 봐도 저출산 예산의 44.8%를 차지합니다. 전문가들이 저출산 '간접 지원'으로 꼽는 주거 대책 부분에서 집중적으로 예산이 늘어난 것입니다.
'청년·신혼부부 주거 지원' 예산은 청년이나 신혼부부가 주택을 살 때의 자금이나 전세금을 대출해 주는 사업이 주를 이루는데, 이는 돈을 꿔주었다 다시 갚아야 하는 자본 예산입니다. 늘어났다는 저출산 예산이 모두 저출산에 직접 사용되는 것이 아니란 뜻입니다. 이런 현실은 대통령 직속 저출산 위원회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저출산위원회 카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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